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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책[Book]

열두 발자국 독서록, 정재승의 뇌과학 이야기

by 문청이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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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읽게 된 계기

요즘 책을 읽기 위해 당근마켓을 기웃거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지만 아무래도 기한이 정해져 있다 보니 마음 편히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 당근마켓에 가입했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도서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책을 새로 사자니 금전이 필요하고, 중고 서점을 가자니 거리가 있어 망설이던 찰나에 괜찮은 플랫폼을 발견한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중고로 구매한 책은 국내 최고 과학자가 쓴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이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라는 유명한 책의 저자이기도 한 정재승 님은 뇌 과학을 연구하며 인간의 뇌를 탐구하고 있고, 이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 역시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관한 뇌 이야기를 담아둔 책이다.

열두 발자국 책 표지
열두 발자국 (저자: 정재승, 출판사: 어크로스) 앞 표지

처음 표지와 제목을 보고 박사님의 자서전 혹은 에세이인가 싶었지만 금세 뇌와 관련된 12가지 이야기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프롤로그, 1부, 2부, 인터뷰 특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개의 퀴즈, 그리고 세계적인 기업 'Google'의 독특한 채용 방식과 뽑힌 사람들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흥미롭게 시작을 해서 이 책에 더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게 되었던 것 같다.

"70퍼센트 정도 확신이 들면 95퍼센트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에 옮겨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직업 선택, 배우자 선택부터 저녁 메뉴, 취침 시간 등 알게 모르게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우리는 가끔씩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선택 장애'가 올 때가 있다. 이러한 행동 양상은 과거보다 비교적 현대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는 사회 시스템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어떤 선택을 하든 재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현대는 그러한 기회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압박이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행동 양상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고 많은 방황을 통해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내 새해 목표는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이었다.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일단 시도해보라'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미지의 세상에 대한 용기를 내게 되었고, 말보단 행동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추게 된 것 같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또 결정 장애를 효과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곧 죽는다고 생각하면 이보다 비극적인 일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에 더하여 메멘토 모리가 삶의 좋은 전략이라고도 한다. 절실함이나 진정성이 커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사실 나는 메멘토 모리를 결정 장애보다는 삶의 무기력함이 찾아올 때 떠올리는 문구이다. 만약 내가 곧 죽는다고 하면 평소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시간들이 아깝고,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담배 중독자에게 폐암 진단을 내리면 담배를 끊는다는 일화가 있듯 죽음을 기억하는 메멘토 모리는 인간의 행동 양상 변화에 효과적인 심리학적 방법인 것 같다.

열두 발자국 뒷표지
열두 발자국 (저자: 정재승, 출판사: 어크로스) 뒷 표지

이 두 가지 외에도 인간의 결핍과 욕망, 놀이의 중요성, 미신에 빠지는 이유 등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도 몰랐던 내 심리와 '퍼스트 펭귄'과 같이 인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뇌과학 분야 책이 재미있는 점은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고 나를 관찰하게 된다는 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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